어언 8개월만에 떠난 인도네시아 출장이다.
그동안 매장 이전하고, 또 이곳에 적응하느라 시간을 못 뺀 연유도 있지만,
이제 서로가 쿵 하면 호박떨어지는 소린지 알아차릴 내공이 쌓여서
딱히 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엔 2010년 S/S 신상출시를 눈앞에 두고
필히 가야만 하는 사명감을 안고
하이힐을 벗었다.
공항 리무진 기다리다 얼핏 눈에 들어 온 운동화가
일 따위는 잊고 어디 놀러가는~ 신나 죽겠는~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한컷 찍었다^^ ㅎ
일도 노는 것처럼 신나게 하면 되는 것이다. 암~
어쨌든 그렇게 저녁 8시경 출발해서 새벽에
싱가폴 CHANG YI 공항에 도착했다.
목적지인 인도네시아 수라바야까지 직항이 없는 이유로
늘 이렇게 홍콩이든 싱가폴이든 경유를 해야한다.
아침 7시 수라바야행 Boarding time 까지는 무려 6시간.
면세점은 죄다 불이 꺼져 있고, 그렇다고 공항 호텔을 이용하기는 애매한 시간이고.
별다방과 한권의 책,,,그리고 MP3가 없었다면 길고 무료한 시간을 어찌 버텼을까??
출장길에 꼭 챙겨가는 한권의 책~
우선 가벼워야 하고 내용이 너무 무거워서도 안된다.
인천공항에서 탑승하기 전에 바로 고른 이 책.
"아사다 지로"의 "가스미초 이야기"
4박의 일정동안 내내 아껴읽을 만큼 여운이 길게 남는
아름다운 소설이다. 강추~~
호텔에서 바라본 수라바야 시내 전경이다.
적당한 녹음속에 고만고만한 가옥들.
고층아파트가 즐비한 서울시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우기 끝자락의 인니는 몹시 무덥고 습한데다 가끔씩 국지성 폭우가
쏟아지기도 해서 며칠동안 참 다채로운 날씨를 체험했다.
인도네시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개인적으로 빈탄 맥주다.
빈탄은 인니어로 별이라는 뜻이다. ㅎㅎ 별 맥주~
이슬람국가라 음주문화는 보편화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빈탄맥주의 맛은 일품이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네델란드령이었던 이유가 한몫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건 그냥 나의 추측이다.ㅎㅎ
호텔에 여장을 풀고, 근처 인니식당에서 가장 먼저 오더한게 별맥주였다.
발리로 신혼여행 가시는 분들께 꼭 시음하라고 권유하고 싶다~ㅎ 맛있거든~~
마침, 벤쿠버 올림픽 기간이었던지라 밤에는 호텔에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채널을 ESPN에 고정한 채 대한민국 선수들을 응원하고,
낮엔, 공장에서 우리 자식들 세상에 나오는 것 지켜 보느라
비지땀을 흘렸다.
뼈대를 만들고, 연마를 하고, 도장을 하고..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애써 주시는데,,트리마가시(감사인사)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다음주면 한국에서 만나게 될 프렌치시리즈의 책장
그리고 거실장세트..
도면대로 제작이 됐나 검수하고, 조금 어색한 부분은 수정도 하고...
도장 작업을 마치고 포장라인으로 옮기기 전의 우리 이쁜이들~
바라보고 있으니 참 뿌듯하다.
공장 앞마당에 떡하니 자리잡고 누운 골든리트리버 2마리.
지난번엔 강아지였는데 이젠 어엿한 개가 됐다.
것두 낼모레 출산을 앞둔 임산부 개가.ㅎㅎㅎ
낮잠을 즐기는 이 녀석들을 보니 우리 디노가 너무 보고싶다.
잘 있겠지?? 며칠만 참아라~~
마지막 하루는 새롭게 선보일 디노데코 뉴 시리즈를
협의하는데 시간을 옴팡지게 할애하고,
(아직 보여줄 수 없음이 아쉽다^^)
인도네시아식 야채 요리로 호텔조식을 마치고,다음 출장을 기약한다.
바이바이 인도네시아~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만큼 책임이 따르는 것이겠지요~
힘 닿는데 까정 열심히 해볼랍니다^^ ㅎㅎ